오늘의 시@뮤직
대장사오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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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.10.30 01:40
땅 한 평만 빌려다오
너 살고 있는 하늘 아래
나 살고자 한다
나에게 빈땅 말고
옆구리땅 한 평만 빌려다오
어느 날
네 가슴에 비 내리면
그 비를 다 맞고 있을 테니
햇빛 좋은 날
나를 벗겨 말려다오
네 하늘의 운명대로
나는 비를 맞고 눈을 맞고
전신이 젖어와도
가슴에 타는 불 꺼트리지 않은 테니
너의 숨소리
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
늑막으로 살게 해 다오
(강재현·시인, 강원도 화천 출생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