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의,,,시@뮤직
대장사오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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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.10.16 01:22
내 아내
나 바람 나지 말라고
아내가 새벽마다 장독대에 떠놓은
삼천 사발의 냉숫물.
내 남루襤樓와 피리 옆에서
삼천 사발의 냉수 냄새로
항시 숨쉬는 그 숨결 소리.
그녀 먼저 숨을 거둬 떠날 때에는
그 숨결 달래서 내 피리에 담고,
내 먼저 하늘로 올라가는 날이면
내 숨은 그녀 빈 사발에 담을까.
(미당 서정주·시인, 1915-2000)